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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마케팅 바람

2007/02/24 (10:43)

작성자 : 명화몰

미켈란젤로 <아담의 창조>. 고갱 <타히티…> 등
광고에 걸작 소재 ‘아트 마케팅’ 바람

미켈란젤로·마네·고갱·드가·루벤스·쇠라 ….

신문을 펼치거나 TV를 켜면 마치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이 인다. 상품 이미지 전달에만 치중했던 광고가 걸작들과 손을 잡았다. 소위 ‘아트 마케팅’이다. 아트 마케팅은 제품 판매전략의 일환으로 예술품을 활용해 기업의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마케팅 기법 중 하나다. 최근 국내에서는 미술이 아트 마케팅의 한 분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그 덕분에 세계 걸작의 명화를 브라운관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어 눈이 즐겁다.

■그림 그 이상을 위해

최근 선보인 LG 브랜드 광고는 세계 거장들의 명화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단순히 그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LG 제품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당신의 생활 속에 LG가 많아진다는 것은. 생활이 예술이 된다는 것”이라는 카피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임을 자연스럽게 부각시키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프레스코 벽화 <아담의 창조>에서는 하느님과
아담의 매개체로서 LG전자 휴대폰 싸이언이 등장한다.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 옆에는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 샴푸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드가의 <오페라 극장의 대기실>에서는 LG전자 에어컨 휘센이 한쪽에 있다. 또 장 베로의 <매종 빠퀸을 떠나는 일꾼들>의 모습 뒤로는 LG텔레콤 폰앤펀(Phone＆Fun) 매장이 보이고 있다.

최우진 LG애드 국장은 “수많은 LG제품들을 명화 속에 자연스럽게 삽입시킴으로써. LG와 함께하는 고객의 생활은 곧 프리미엄 라이프라는 것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희선이 나오는 이안 아파트 광고의 경우에도 명화를 엿볼 수 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르누아르의 <책 읽는 소녀>.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보고도 만족하지 못하던 김희선이 아파트를 보고 놀라워한다. 이때 자막으로 “당신의 집은 누구의 작품입니까”가 나온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표현이다.

■그림의 감동을 가져오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에는 창립 18년 만에 새롭게 변경한 새로운 항공기 동체 디자인을 소재로 TV CF를 선보이고 있다. 그 첫 번째 편인 ‘박물관’ 편은 영화예고편을 보는 듯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광고가 시작되면 미술관의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뭔가 큰일이 난 것처럼 부산하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와 루벤스의 그림을 본 미술관장. 미술관에 걸려 있던 그림들의 컬러가 사라지고 모든 그림이 흑백으로 바뀌어 있는 것이 아닌가. 화면이 전환되면 아시아나의 동체로 컬러가 스며드는 것이 보이고. 그 다음 하늘을 비행하는 아시아나의 비행기가 보인다. 허윤욱 아시아나항공 광고팀 과장에 따르면 “예술보다 아름다운 아시아나를 컨셉트로 아시아나의 동체 꼬리부분 컬러에 초점을 맞춘 광고”라며 “아시아나의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수가 나오는 신도 브래뉴 아파트 광고에서도 걸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샹티이성을 중심으로 촬영된 ‘올드 앤 뉴’ 편은 중세 유럽을 그대로 담았다. 특히 명화를 액자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실제로 재현하는 촬영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모티브로 실제 현지 촬영 감독과 모델을 기용했다. 김혜수가 마치 그림 안의 모델들과 함께 살아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신혜연 해든커뮤니케이션 부장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최대한 표현하는 요소로 쇠라의 그림을 활용했다. 또 배경 속에서 김혜수가 조깅하는 장면을 담아 유럽 속에서 즐기는 여유의 모습까지도 표현했다”고 광고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처럼 그림이 광고 소재로 자주 쓰이는 것은 시각적 측면에서 흡입력을 강하게 발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5초 동안 무의식 중에 스쳐지나가는 화면에 뜻밖의 명작은 신선한 자극이다.

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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